우리나라 사계절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바로 겨울이다. 추운 날씨 탓에 야외 활동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만 눈 내리는 풍경만큼은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말 분위기와도 참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요즘 같은 시국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란 쉽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말 잠시 다녀왔던 강원도 평창에서의 추억을 되새겨 보려 한다. 새하얀 눈 세상 속 행복했던 그날의 순간순간들을 떠올리며 말이다.
서울에서 차로 약 3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그곳은 온통 새하얀 눈밭이었다. 발이 푹푹 빠질 만큼 쌓인 눈 위로 뽀드득뽀드득 소리 내며 걷는 기분이 무척 상쾌했다. 그리고 사방팔방 펼쳐진 설원 덕분에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때마침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설경을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황홀했다. 한참 동안 넋 놓고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우선 눈사람 만들기에 도전했다. 장갑 낀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열심히 만들었는데 제법 그럴싸 해보였다. 다만 머리 위에 얹은 당근이 자꾸만 떨어져서 애를 먹었다. 다음으로는 썰매 타기를 즐겼다. 어릴 적 시골에서 타던 기억을 더듬어 신나게 타봤는데 역시나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스키장 정상에 올라 탁 트인 경치를 감상했다. 산 아래로 펼쳐지는 절경이야말로 장관이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