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사설학원이 몰려있고 교육환경이 좋은 강남의 학교에 다니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 거의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강남의 학교에 다니려면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에서 살아야 하는데 결국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대한민국 부모의 자녀 교육열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부모 세대는 교육이 출세의 확실한 사다리임을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어떤 이유에서든 강남의 집중화는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악순환을 낳고 있다. 강남의 수요가 이 지역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고 또 주변 지역과 수도권의 집값을 차례로 밀어 올리는 현상을 일으킨다. 주택 수요를 좌우하는 입지여선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변동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교육인 셈이다. 반면 강남에 진입할 수 없는 대다수 보통 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다.
부동산 정책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 문제와 8학군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군이 중요하게 된 것은 1980년부터이다. 당시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고등학교 배정기준을 출신 중학교 중심에서 거주지 중심으로 바꾸고 공동학군제를 폐지했다. 공동학군제는 정부가 1974년 평준화를 도입할 때 도심지역 거주 학생만 도심지에 몰린 명문고에 지원하면 불공평하다는 외곽지역의 불만을 고려하여 서울의 모든 중3 학생에게 문호를 개방한 제도를 말한다. 당시 서울시교육위원회가 학군제를 변경한 것은 통학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높은 곳이나 부촌인 지역이 학군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집값이 아무리 높아도 대단지 아파트가 없거나 슬럼화된 옛 주택들이 근처에 있다면 좋은 학군으로 평가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들이 학군을 따지는 이유는 성적 문제보다는 자녀의 인격, 성격, 사회성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아비투스 등을 숙지했으면 하는 데 있다는 것. [4] 또한 자녀가 명문 고등학교나 특목고를 나오면 성인이 된 후 직장에서의 사내 정치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커지고[5], 주변에 의사, 변호사 등과 같은 전문직이나 고위공무원 친구 또는 지인을 두게 되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거나 법적으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학군이라는 것이 주로 소득수준에 따라 결정되어 주로 계층 분리를 원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부모가 자녀 교육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 돈이 적어 자녀에게 좋지 않은 교육환경이라 판단하여 이런 계층을 기피한다고 볼 수 있다. 계속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임대아파트 학생 거부와 이로 인한 갈등이 학부모들의 지나친 학군 중시로 일어났고 황금만능주의적 가치관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학군 따지기의 원조는 맹모삼천지교, 이사를 실제로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거짓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 위장 전입으로 엄연한 범죄다.
학군 조정은 학부모들과 부동산 업자들에게 뜨거운 감자다. 교육환경이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학군을 조정하도록 하기 위해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민원을 넣는 사람들도 있다. 자녀의 통학 거리나 안전 문제로 통학 거리의 조정을 건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소득층 학생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게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
그뿐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는 사교육 열이 높아지며 서울뿐 아니라 지방 권역에도 명문 학군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지역은 교육의 질이 높은 만큼 입시 관련 학원이 많이 형성돼 있는데요. 실제로 사교육을 위해 학원가가 발달한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전국에서 학원 수가 가장 많은 지역 10곳을 살펴보니 △서울 강남구 대치동 1442개 △서울 양천구 목동 1022개 △서울 양천구 신정동 853개 △대구 수성구 범어동 616개 △서울 노원구 중계동 597개 △부산 장안읍 좌동 556개 △서울 서초구 서초동 543개 △서울 노원구 상계동 515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500개 △경기 부천시 중동 493개 순이었습니다.
서울 3대 학군으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이 모두 상위권에 속했는데요. 대구의 전통적인 명문 학군 지역인 수성구 범어동의 경우,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학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학군 종합 순위에선 강남 8학군 지역들에 다소 밀렸지만, 학원 수에 있어서 만큼은 서울 대표 학원가로 손꼽히는 목동 학원가 인근 양천구 목동이나 신정동을 비롯해 중계동·상계동을 둘러싸고 형성된 노원구 일대 학원가 지역도 상위권에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학군은 집값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일례로 명문 학군이 형성된 지역에는 늘 배후수요가 풍부합니다. 그 이유는 유해시설이 적은 만큼 정주 여건이 뛰어나고, 아이들의 통학환경도 안전해 우수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통상적으로 학군이 좋은 지역에는 유명 학원가가 지속해서 발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우수 학군지의 주거 선호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미뤄봤을 때, 자녀에게 우수한 교육환경을 주고 싶은 맹모·맹주 수요는 앞으로도 우수 학군 지역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가오는 입학 시즌을 맞아 좋은 학군을 찾고 있다면 인기 많은 ‘학세권’이 어디인지 참고해, 자녀 교육과 시장 가치가 뛰어난 입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